우리나라는 SF 소설을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일본의 영향으로 SF 소설을 다소 황당무계한 판타지로 여기는 분위기가 높았다.
이렇게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말은 판타지와 SF의 차이를 모호하게 하는 잘못된 표기법이다.
SF는 과학적으로 추정된 발전 가능성이나 논리적이고 과학적 이론과 원리에 기반해서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실현될 수 있는 세계를 그리는 문학 장르이다.
지난번 SF의 정의에 대해 설명한 바와 같이, SF 소설은 환상문학인 판타지와는 독자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는 공통점 외에는 이야기의 촛점과 이야기가 구현되는 세계의 기반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런 모호한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표현 때문에 정작 SF 소설이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쓸데없는 공상의 세계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고, 해방 후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했던, 치열하게 산업화에 힘을 쏟던 우리나라에서는 SF 장르가 아쉽게도 일찌감치 꽃을 피울 수 없었다.
하지만 SF의 매력에 빠져든 한국의 SF 애호가는 빠르게 늘어가고 있으며, 대한민국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선보이는 SF 작가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SF 문학상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 장편 SF 소설이라고 평가받는 “완전사회”와 이 소설의 저자 문윤성 작가를 소개한다.
한국의 SF 문학상
1. 과학기술창작문예 (2004~2006, 현재 폐지)
2004년 개최된 우리나라 최초의 SF 과학문예 신인 공모전이었다.
2006년까지 개최되고 폐지된 사실상 급조된 문학상이었다. 과학기술부에서 진행하던 국민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동아일보와 과학문화재단이 주관했다.
2004
중편소설 부문 : 촉각의 경험(김보영) 단편소설 부문 : 레디메이드 보살(박성환)
2005
중편소설 부문 : 별상(김창규) 단편소설 부문 : Smart D(배명훈)
2006
중편소설 부분 : 유니크(배지훈) 단편소설 부문 : 은하수를 건너가는 이삿집을 위한 이야기(장호진)
2. 한국과학문학상 (2016년~현재)
2016년 시작된 SF 신인문학상이다.
2016년 시작시 머니투데이에서 주최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수상이 취소된 이후, 2021년부터 새롭게 허블출판사에서 주최하고 있다.
2016
대상 : 피코(이건혁) 우수상 : 코로니스를 구해줘(박지혜)
2017
장편대상 : 에셔의 손(김백상) 중단편대상 : 관내분실(김초엽)
2018
장편대상 : 기파(박해울) 중단편대상 : 단일성 정체감 장애와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이신주)
2019
장편대상 : 천 개의 파랑(천선란) 중단편대상 : 모멘트 아케이드(황모과)
2021
장편대상 : 우리, 다른 점은 하나(김준녕) 중단편대상 : 루나(서윤빈)
2022
장편대상 : 삼남매는 뒤돌아보지 않는다(청예) 중단편대상 : 최후의 심판(한이솔)
3. 문윤성 SF 문학상 (2020년~현재)
1965년 출간되어 최초의 SF 장편소설로 불리우는 ‘완전사회’의 작가, 문윤성을 기리기 위해 2020년 전자신문에서 주최한 SF 문학상이다.
출판사 이삭이 주관하고 알라딘과 문윤성기념사업회 그리고 쇼박스와 리디가 후원하고 있다.
2020
장편대상 : 지금,여기,우리,에코(최의택)
2021
장편대상 : 크리스마스 인터내셔널(김원우) 중단편대상 : 내 뒤편의 북소리(이신주)
2022
장편대상 : 개의 설계사(단요) 중단편대상 : 물의 폐(지동섭)
4. “완전사회” 책 소개
1965년 문유성 작가(본명 김종안)가 ’주간한국’에서 공모한 제1회 추리소설 장편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으로, 우리 나라 최초의 장편 SF소설로 평가받는다.
소설 완전사회는 냉동수면의 실험에서 깨어 난 우선구라는 남자가 변화한 미래 사회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선구가 맞닥뜨린 미래 사회는 남자라는 존재가 모두 사라진 여자들의 사회이며, 불안정적이고 폭력적인 남자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이성적이고 효율적인 그야말로 완전한 사회로 그려진다. 주인공 우선구는 주체적인 미래사회 여성들로만 구성된, 자신이 살던 사회와는 완전 딴판인 완전사회에 적응하려 애쓰면서, 완전하다는 미래 사회 또한 과거와 마찬가지로 불안한 요소를 가진다는 걸 발견하며, 과거의 사고방식을 가진 자신이 오히려 완전한 사회인 미래 사회의 갈등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작품은 남성우월주의와 과학에 대한 맹신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성과 존중으로 이루어지는 화합만이 사실상 완전사회에 다다르는 길이라는 걸 이야기한다.
5. 문윤성 작가 소개
문윤성(1916-2000)은 본명은 김종안이며, 1916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일제 강점기 시절, 경성제2고보(경복고등학교의 전신)에 재학중이던 작가는 일본인 교사에게 반항하다 퇴학, 이 후로 노동자로 일하며 소설과 시를 썼으며, 한국추리작가협회의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추리소설의 과학화’를 주장을 펴며 중단편 소설들을 끊임없이 창작했다.
1946년 단편 “뺨”을 ‘신천지”에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65년 주간한국 추리소설 공모전에 장편 “완전사회”를 출품, 당선되어 1967년에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장편소설로 “완전소설(1965)” 및 “일본심판(1985)”이 있으며, “덴버에서 생긴 일”, “하우로드의 두 번째 죽음”, “붕운동 회상”, “전원 랩소디” 등의 단편들이 발표되었다.
문윤성 작가는 한국 최초의 장편 SF 소설로 평가받는 “완전사회”의 작가로서, 그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문윤성 SF 문학상을 통해 대한민국 SF 문단 후배 작가들에게 영감과 자극의 장을 선사하고 있다.
6. 출간된 문윤성 작가 도서목록
완전사회 (문윤성, 아작, 2018)
일본심판 (문윤성, 아작, 2019)
월드컵 특공작전 (문윤성, 아작,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