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와 AI 굴기: 국가 주도 혁신의 빛과 그림자




중국 양회와 중국 AI 굴기

중국양회

 

1.  2025년 중국양회: 국가 계획의 무대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오늘(3월 4일) 공식 개막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동시에 열리는 이 행사는 중국의 경제 성장 목표와 AI 기술 육성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양회의 기원

양회는 중국 정치의 핵심 무대다. 중국 양회는 1959년에 시작되었는데, 중국 공산당의 통치 체제를 공고히 하고 국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초기에는 국가 체제를 안정화하고 사회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었는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입법 기능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다양한 정치 세력과 사회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문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특히 1959년은 대약진 운동(1958-1962)이 진행 중이던 시기로, 경제 정책과 사회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두 회의를 동시에 개최하는 형태가 자리잡게 되었다. 이를 통해 중앙 정부의 정책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전국적인 동원 체제를 강화하고자 했다.

양회는 중국의 독특한 정치 체제인 ‘민주집중제’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형식적으로는 민주적 절차를 갖추면서도 공산당의 지도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2025년 중국 양회

올해인 2025년 중국 양회는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은 3월 4일에, 국회 격인 전인대는 3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각각 열린다. 시진핑 3기 체제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양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의 마지막 해를 맞아 포스트 전략에 대한 발표가 예상된다. 리창 총리는 경제 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2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만저 베이징사범대 교수는 “2035년까지 1인당 GDP가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021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73%에 도달해야 한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약 5%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회에서는 중국의 R&D 예산이 전년보다 약 10% 늘어난 4조 위안(약 79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를 각 산업에 접목하는 ‘AI 플러스 행동’을 더욱 강화하고,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도 AI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주도 성장의 시사점

중국의 이런 국가 주도 계획 방식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장점은 명확한 목표 설정과 자원의 집중적 투입을 통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 빠른 추격이 가능하다. 반면 시장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방식을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한경쟁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나 주도산업을 빨리 육성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민간의 자율성을 결합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장기적인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R&D 투자를 지원하되, 구체적인 실행은 민간 기업의 창의성과 시장 원리에 맡기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집권당이 변화할 때마다 기존에 추진하던 성장계획이 변화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번 정권에서 반도체 개발육성을 피상적으로만 바라보고, 다양한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R&D예산을 대폭 감소시킨 것에 주목한다면, 현재의 세계 주도기술인 AI 기술개발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양회가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 성장의 큰 줄기와 계획을 여야가 함께 진행하는 그런 대규모 토론의 장이 펼쳐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2. 중국의 경쟁력: 짝퉁에서 혁신 강국으로

딥시크

중국제조 2025의 성적표

‘중국제조 2025’ 계획은 2015년에 시작되어 10년간 진행된 중국의 야심찬 산업 전략이다. 이 계획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참고하여 중국의 제조업 기반을 변화시키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부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놀랍게도 이 계획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3개 핵심 기술 중 중국은 고속철도, 그래핀, 무인 항공기,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및 리튬 배터리 등 5개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리더십을 확보했으며, 나머지 7개 분야에서도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제조 2025’에서 제안된 260개 이상의 목표 중 86% 이상이 달성되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분야의 목표는 크게 초과 달성되었으며, 로봇공학, 농업 기계, 생물 의약품, 해양 공학 분야의 모든 목표가 달성되었다.

중국의 경쟁력과 성공요인 분석

과거 ‘짝퉁 천국’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제는 어느새 거대한 인구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점점 고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가 특정 산업의 육성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중국 굴기로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AI를 따라잡겠다는 중국에 코웃음을 치는 나라가 많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의 BOE가 대형 LCD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배터리 산업에서는 CATL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며 한국 기업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CXMT와 SMIC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물론 중국은 남의 기술과 정보를 자기 것처럼 가져다 쓰는 일종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근본적인 신뢰를 받기는 힘들다. 지적재산권 침해, 기술 탈취, 산업 스파이 등의 문제는 여전히 중국 기술 발전의 어두운 그림자다. 하지만, 그 괄목한 성과와 노력이 폄화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

중국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거대한 내수시장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다. 14억 인구의 소비력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둘째,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보조금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핵심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셋째, 해외 인재 유치와 기술 습득이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해외 전문가를 영입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높였다.

 

3. 중국의 AI 개발 현황: 딥시크의 충격과 의미

중국의 AI 전략은 주로 2017년 7월에 발표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AIDP)’과 ‘중국제조 2025’ 이니셔티브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 계획들은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AI딥시크

최근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는 세계 AI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딥시크는 약 560만 달러(약 75억 원)라는 놀라운 저비용으로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OpenAI와 Anthropic 같은 서방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 발표 이후 나스닥은 5% 하락했으며, 엔비디아 주가는 17%까지 폭락했다. 딥시크는 1월 20일 출시 이후 미국 앱스토어에서 ChatGPT를 제치고 1위 앱이 되었다.

딥시크의 성공 비결은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 MoE)’ 모델 채택에 있다. MoE란 여러 개의 전문 신경망을 조합하여 각 작업에 가장 적합한 신경망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딥시크 V3는 전체 671B 파라미터 중 378B만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여 작업을 수행한다. 이런 효율적인 아키텍처 덕분에 훨씬 적은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딥시크는 MIT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전략을 채택했다. MIT 라이선스는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게 하는 개방적인 라이선스다. 이 전략 덕분에 3개월 만에 깃허브에서 2만 명 이상의 기여자를 확보했다.

서방의 AI 기업들은 딥시크의 등장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OpenAI의 글로벌 담당자 크리스 레헤인은 “딥시크의 정교하고 비용 효율적인 모델은 미국 주도의 민주적 AI와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권위주의적 AI 사이의 진정한 경쟁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이자 그레이록 파트너스의 파트너인 리드 호프만은 딥시크의 최신 모델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인정했다. 그는 딥시크의 R1을 “신뢰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AI 경영진들은 현 단계에서 딥시크가 OpenAI와 Anthropic 같은 기업들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많은 이들이 딥시크의 발전이 인상적이라고 인정하지만, 스타트업의 비용 주장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한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 거대 자본과 인프라가 없어도 효율적인 접근 방식과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통해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중국의 AI 개발은 딥시크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음성인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AI 플러스 행동’을 더욱 강화하고, 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AI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2의 딥시크’와 같은 과학기술 지원을 위한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AI 발전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인상적이지만, 윤리적 측면에서는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와 감시 기술로의 활용 가능성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딥시크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 제한된 답변을 제공하는 등 중국 정부의 검열 체계가 반영되어 있다.

 

오늘 마이클은 중국의 양회와 AI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중국의 국가 주도 혁신 모델은 특정 산업 육성에 효과적이지만, 지적 재산권 침해와 같은 문제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딥시크와 같은 성공 사례는 한국과 같은 후발 주자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

우리는 중국의 성공에서 배우되, 그들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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