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팁트리 Jr : 기억해야 할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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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팁트리 Jr.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James Tiptree Jr. (1915-1987)라는 이름은 60년대 SF 문단에 매우 유명한 이름이었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사실 여성 SF 작가인 Alice Bradley Sheldon의 필명이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라는 가명을 통해,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가리고 사실상 남성이 지배하는 평단에서 자유롭게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지금부터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아닌 본명,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을 사용하겠다.

셀던은 1915 8 2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변호사인 Herbert Bradley와 여행 작가이자 소설가인 Mary Hastings Bradley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덕분에 셀던은 평범하지 않은 성장과정을 거칠 수 있었는데, 아프리카를 포함하여 부모님과 함께 광범위하게 진행했던 여행들과 다양한 경험들이 훗날 그녀의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진다.

그녀는 스위스 기숙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학교를 다녔지만 최종적으로는 시카고대학교 연구실 학교를 졸업했다. 교육과정 또한 그녀의 다양한 관심과 재능을 반영하듯 다채로웠다. 미술 학교에서 공부 후 그래픽 아티스트로 일했고 심지어 미술관을 운영하기도 했던 셀던은 사실 미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셀던이 글쓰기로 전환할 수 있었던 데에는, 2차 세계대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셀던은 여성 육군 보조 군단에 입대해 공군 정보 분야에서 사진분석가로 일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 CIA에서 정보분석가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두 번째 남편인 Huntington D. Sheldon과 결혼한 후 셀던은 공부를 계속했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실험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CIA에서의 정보 분석가 경력과 아울러 지능과 심리학 분야의 공부는 셀던에게 인간 행동과 동기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했고, 이 통찰력은 나중에 그녀의 SF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사실 SF 작품들의 집필은 뒤늦은 박사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었다고 전해진다. 1967, 셀던은 필명…..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이 가명은 수퍼마켓에서 발견한 마멀레이드 통조림 회사 이름에서 따온 즉흥적인 이름이었는데, 다재다능했던 셀던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외에도 1976년부터는 라쿠나 셀던이라는 이름으로 SF를 쓰기도 했다. 참고로, 그녀의 대표작으로 불리우는체체파리의 비법이 바로 라쿠나 셀던의 이름으로 발표된 작품이다.

 

 

1.  팁트리 쇼크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여성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페미니즘이 주목받기 시작하던 뉴웨이브 시기였던 당시에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남성이면서도 페미니즘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예시로 평가받던 남성작가로 평가받았다. 힘있는 문체와 작품에서 펼치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며 그 누구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여성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며, 어떤 평론가들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SF 소설을 쓰는 헤밍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시 유명 작가였던 시어도어 스터전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제외하면 최근의 SF 작가라 할 만한 사람들은 모두 여성 작가뿐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고SF 작가 로버트 실버버그는 팁트리가 50대 남자가 분명하며 연방관료로 일했고 바깥생활을 좋아하고 세상을 두루 다녔던 사람이라며, 제인 오스틴의 글을 남자가 썼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헤밍웨이의 소설을 여자가 썼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팁트리의 소설은 남성의 소설이다.”라고 확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팁트리가 본인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밝히자, 독자와 평단은 충격에 싸였다.

생전의 셀던은 자기가 남성 필명을 사용한 건 세가지 이유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첫번째는 성별로 인한 편견을 피하기 위해,

                     두번째는 익명성의 자유를 위해,

                             세번째는 앨리스가 다양한 직업과 경험 가지면서 익명성이 그녀 개인적 삶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CIA에서 정보분석관으로 일했던 그녀의 경력으로 미루어 볼 때, 가명으로 작품활동을 한 건 사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익명성의 자유를 위한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된 거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문학계에서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충격에 빠진 독자와 평단은 그녀를 공공연히 비난했다. 

“팁트리 쇼크”에 빠져, 예전에는 찬사를 보냈던 그녀의 작품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평단의 젠더 편견은 많은 논란과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남성 중심의 평단이야 그렇다 해도, 심지어 여성계 일부에서도 셀던이 “팁트리”라는 남성 필명을 사용한 것이 여성작가들의 존재를 가렸다고 비난을 하자, 셀던은 다시 소설을 쓸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꼭 그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1987년 셀던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탐구주제

         < 성 정체성과 성 역할 >

        그녀는 많은 작품에서 성별과 관련된 사회적 기대와 규범을 비틀어 보여주었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전복된 설정이나, 성별 자체가 모호한 캐릭터들을 통해 성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 >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지는 폭력성과 자기 파괴적인 성향, 그리고 이러한 본성이 사회 구조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탐구했던 그녀의 작품은 종종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그리며,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했다.

        < 기술과 인간성 >

       그녀의 작품들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 특히 의식과 몸의 분리, 사이버네틱스, 인공지능 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며, 인간성과 기술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을 묘사했다.

        <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반추하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 방식을 비판하며, 다양한 사회적, 철학적 질문을 제기했다.

 

 

3.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작품

  • 아인 박사의 최후의 비행‘(1969)

이 이야기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아인 박사의 이야기로, 그가 인류를 멸종시켜 지구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내러티브를 묘사하며, 환경과 희생, 과학적 개입의 윤리적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 플러그인된 소녀‘(1973)

기업이 대중의 인식을 통제하는 미래에 P. Burke라는 매력 없는 소녀는 소비자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 아름다운 아바타를 받는다. 그녀는 이 인공 몸에 살면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는 내러티브이며, 정체성과 신체 자율성, 미디어가 자기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 사랑은 계획이다 계획은 죽음이다’(1973)

외계 생물이 나레이션하는 이 이야기는 결정론적인 존재 관점을 바탕으로 한 종의 생활 주기와 짝짓기 의식을 탐구한다. 주인공 모가디트는 자신의 생물학적 프로그래밍에 맞서 싸우며, 자유 의지 대 결정론, 사랑과 의식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남자가 보지 못하는 여자‘(1973)

유카탄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동안 두 여성은 지구를 탈출하여 외계인과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며 여성이 사회에서 직면하는 투명화와 억압을 이야기한다.

  • “Her Smoke Rose Up Forever” (1974)

자신의 삶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모든 것의 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남자의 이야기이다. 상실의 불가피성에 괴로워하는 한 남자를 통해, 죽음과 사랑과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한다.

  •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1976)

세 명의 남성 우주 비행사가 전염병으로 인해 남성이 멸종된 후 여성이 지배하는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우주비행사와 미래 사회 사이의 상호 작용을 탐구하며 극적이고 불안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논쟁적인 작품이다. 성 역할과 사회 진화, 문화 충돌을 생각하게 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휴고, 네뷸라, 로커스 어워드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으며, 젠더와 정체성 문제에 대한 그녀의 진지한 탐구는 어려운 공상 과학 소설과 심오한 심리적, 철학적 질문을 혼합하여 SF 장르의 경계를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유산은 1991, 젠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하거나 탐구하는 SF나 판타지 작품을 기념하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어워드(James Tiptree Jr. Award)”의 제정으로 다시금 평가받았다.

 

 

4.  한국에서 출간된 작품 소개

체체파리의 비법 책표지
(책 ‘체체파리의 비법’ 구매 링크)

체체파리의 비법 (이수현 옮김, 아작, 2016)

 

집으로부터 일만광년 책표지
(책 ‘집으로부터….’ 구매 링크)

집으로부터 일만광년 (신해경 옮김, 엘리, 2022)

 

마지막으로할만한멋진일 책표지
(책 ‘마지막으로….’ 구매 링크)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신해경 옮김, 아작, 2023)

 

 

 

 

 

 

냉정한 돼지 책표지
(책 ‘냉정한 돼지’ 구매 링크)

냉정한 돼지 (황희선 옮김, 아작, 2023)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책표지
(책 ‘휴스턴,휴스턴…’ 구매 링크)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 (이수현 옮김, 아작, 2024)

 

다시는 아무것도 책표지
(책 ‘다시는 아무것도…’ 구매 링크)

다시는 아무것도 괜찮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수현 옮김, 아작,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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