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15년만에 찾아온 ‘행성 정렬’




오늘은 2025년 2월 28일.
2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지만, 태양계의 7개 행성이 태양의 한쪽에 일렬로 정렬되는 희귀한 천문 현상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날이다.

행성 정렬

1. 행성 정렬: 우주의 신비로운 춤

태양계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모두 정렬되는 이 현상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다음에는 2040년에나 볼 수 있다. 15년만에 찾아오는 이 특별한 천문 현상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이 ‘행성 정렬’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6개 행성이 정렬했고, 오늘은 수성까지 합류해 7개 행성이 모두 볼 수 있는 특별한 날이다.

가장 최근의 행성 정렬은 2022년 6월에 있었다.

당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5개 행성이 새벽 하늘에 일렬로 정렬되는 현상이 있었고,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2022년 6월 26일 새벽 4시 30분경이 최적의 관측 시기였다.

이 행성 정렬은 상당히 화제가 되었는데, 한겨레 등 여러 언론에서 “다시 보려면 204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희귀한 천문 현상으로 보도했다.

어릴 적 마이클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저 작은 점처럼 보이는 빛들이 사실은 거대한 항성이라는 것, 그리고 저 빛은 지금 그걸 보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과 어딘가 존재할 지도 모르는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때문에 행복했었다. 물리학을 전공하게 된 것도 어쩌면 그 호기심의 연장선상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행성 정렬은 단순히 행성들이 일렬로 늘어선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보여주는 장관이자, 우리가 얼마나 광대한 우주의 일부분인지를 일깨워주는 경험이다.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에 파묻혀 살아간다. 그 사소한 일상이 너무 거대하고 버겁게 느껴지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제서야 우리는 비로소 더 큰 그림을 떠올리고 차분해 질 수 있다.

 

2. 행성 정렬과 인류의 종말 예언

태양계정렬

흥미롭게도 행성 정렬은 역사적으로 종종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1974년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존 그리빈과 천문학자 스티븐 플라게만이 공저한 ‘목성 효과(The Jupiter Effect)’라는 책은 1982년 3월 10일에 일어날 행성 정렬이 지구에 대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들은 모든 행성이 태양의 한쪽에 일렬로 정렬되면 그 중력이 태양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규모 지진과 해일, 폭풍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책은 산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로스앤젤레스를 파괴할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언은 미디어에 널리 보도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그리피스 천문대의 에드워드 업튼은 이를 “대지진 사기극”이라고 불렀고, 뉴 사이언티스트의 나이젤 헨베스트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목성 효과는 창조자의 통제를 벗어나 무고한 사람들과 문맹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1982년 3월 10일은 아무런 재앙 없이 평화롭게 지나갔고, 그리빈은 나중에 자신의 책 ‘과학의 작은 책’에서 “그 책과 관련된 일에 참여한 것을 후회한다”고 사과했다.

2000년 5월 5일에도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25도 이내의 하늘 영역에 모여 있었는데, 이때도 지구가 둘로 찢어질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한 점성술적 예측에서는 이 정렬을 종말의 시작으로 보기도 했다.

이런 종말론적 예언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행성들은 실제로는 수천만, 수억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그 중력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이런 예언들은 행성 정렬이 인간의 상상력과 우주에 대한 경외심을 얼마나 자극하는지 보여준다.

 

3. 한국에서의 행성 정렬 관측 방법

그럼 오늘 한국에서 행성 정렬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적기는 언제일까? 2월 28일 오늘 저녁 일몰 직후인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사이가 관측 최적기다. 이 중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은 맨눈으로 볼 수 있지만, 천왕성과 해왕성은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필요하다.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하자.

구체적인 관측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몰 직후(오후 6시 30분경)부터 관측 시작 : 해가 완전히 진 후 서쪽 하늘을 주시한다.

서쪽 하늘에서 행성 찾기 : 지평선에서부터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순으로 정렬되어 있을 것이다.

수성 관측 : 수성은 태양과 가까이 있어 일몰 직후 잠시만 볼 수 있으므로, 서쪽 지평선 바로 위를 주시해야 한다. 오후 7시 33분경에 지평선 아래로 사라진다.

금성 관측 : 금성은 매우 밝게 빛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쪽 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로, 오후 9시 5분경까지 관측 가능하다.

화성 관측 : 화성은 붉은 색조로 식별할 수 있으며, 남쪽 하늘 높은 곳에 위치한다. 다음날 새벽 4시 47분까지 관측 가능하다.

목성 관측 : 목성은 금성 다음으로 밝은 행성으로, 남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다음날 새벽 1시 58분까지 관측 가능하다.

토성 관측 : 토성은 수성과 마찬가지로 태양과 가까이 있어 관측이 어렵다. 서쪽 지평선 근처에서 오후 7시 15분경까지 볼 수 있다.

천왕성과 해왕성 관측 : 이 두 행성은 맨눈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필요하다. 천왕성은 다음날 새벽 12시 28분까지, 해왕성은 오후 7시 57분까지 관측 가능하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동쪽이 아닌 서쪽 하늘에서 이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한국 시간으로는 2월 28일 저녁이 관측 최적기지만, 미국에서는 시차로 인해 2월 27일 저녁이나 28일 새벽에 관측하는 것이 좋다.

 

4. 전국 천체관측소 정보

행성 정렬을 더 자세히 관측하고 싶다면, 전국의 천체관측소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한국의 주요 천체관측소 정보이다:

  • 국립과천과학관 천문대 (경기도 과천시)
    특별 관측 프로그램: 2월 28일 저녁 행성 정렬 특별 관측회
    문의: 02-3677-1500
    https://www.sciencecenter.go.kr/
  • 국립광주과학관 별빛천문대 (광주광역시 북구)
    1.2m 대형망원경으로 천체 관측 가능
    문의: 062-960-6260, 6135
    https://www.sciencecenter.or.kr/kor/menu/sub.do?menuId=20_58_61_95
  • 서울시립 동아사이언스 천문대 (서울특별시 용산구)
    7m 너비의 원형 돔 구조와 360도 천창이 있는 천문대
    문의: 02-3789-5600
    https://about.dongascience.com/business/star
  • 국립대구과학관 천문대 (대구광역시 달성군)
    600mm 반사망원경으로 행성 관측 가능
    문의: 053-980-1100
    https://www.dnsm.or.kr/
  • 보현산 천문대 (경상북도 영천시)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전문 천문대
    1.8m 반사망원경 보유
    문의: 054-330-1000
    https://www.kasi.re.kr/boao/
  • 첨성대 (경상북도 경주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중 하나
    신라 선덕여왕 시대(7세기)에 건립
    문의: 054-750-8000

이 중 국립과천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 서울시립 동아사이언스 천문대는 2월 28일 행성 정렬 특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방문 전 각 천문대에 문의하여 프로그램 일정과 참가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행성 정렬을 보면서 마이클은 종종 케플러의 법칙과 뉴턴의 중력 법칙을 떠올린다. 이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며 만들어내는 질서정연한 움직임은 우주의 법칙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교한지를 보여준다.

SkyView, Star Walk 2, Stellarium 같은 별자리 앱을 활용하면 행성들의 위치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 하나로도 우주의 신비를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앱도 직접 눈으로 보는 행성들의 빛나는 모습을 대체할 수는 없다.

또한 이런 천문 현상은 우리에게 시간의 상대성을 일깨워준다. 행성들의 공전 주기는 지구의 시간 척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수성은 88일마다 태양을 한 바퀴 돌지만, 해왕성은 165년이 걸린다. 우리의 짧은 인생에서 행성 정렬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오늘 밤, 잠시 시간을 내어 하늘을 올려다보자.

관측이미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광대한 우주의 일부분인지, 그 속에서 우리의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자.

행성 정렬은 단순한 천문 현상을 넘어, 우리에게 우주적 관점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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