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 우주
평행 우주는 매우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 개념은 양자역학 이론과 다중 우주 가설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평행 우주는 대체 현실 또는 다중 우주라고도 부른다.
평행 우주는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 외에도 여러 다른 우주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다른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물리 법칙과 상수 그리고 조건들은 지금 내가 존재하는 우주의 조건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른 평행 우주 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역사, 완전히 다른 결과를 경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 평행 우주의 개념
평행 우주의 개념은 양자역학, 끈 이론, 우주론 등 다양한 과학 이론에서 제안되어 왔다. 평행 우주에 대한 가장 잘 알려진 해석 중 하나는 1950년대에 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가 제안한 양자역학의 다중 세계 해석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양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주는 여러 갈래로 ‘분할’되며, 각각의 갈래는 별도의 다른 우주를 생성한다. 쉽게 말해, 평행 우주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여러 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이론인 것이다. 우리 우주의 무수한 복사본이 존재하고, 각 복사본마다 지금의 나와는 다른 버전의 내가 존재하며, 다른 삶을 살고 있으며, 다른 선택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평행 우주가 시간 여행의 역설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안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모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SF 애호가 뿐 아니라, 호기심 많은 인간은 시간 여행의 개념을 꿈꾼다.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되어, 시간 여행자인 내가 과거로 돌아가 부모님의 만남을 막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럼 나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걸까?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가 인식하는 이 모든 우주 전체가 해체되는 건 아닐까?
시간 여행에는 여러 역설이 존재하며, 대표적인 역설 가운데 하나인 할아버지 역설은 누군가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바꿀 경우 발생하는 논리적인 모순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평행 우주가 존재한다면, 안심해도 좋다.
시간 여행이 가능한 우주에서 시간 여행자가 과거의 사건을 변경해도 원래의 타임라인은 그대로 둔 채 새로운 타임라인이나 현실의 한 지점이 만들어질 뿐이라는 가정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평행 타임라인이 있는 우주에서는 시간 여행자가 어떤 변화를 주더라도 원래 타임라인은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로운 타임라인이나 현실의 한 지점을 만들 뿐이므로 시간 여행의 역설을 고민할 필요없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시간 여행을 통한 과거의 변경이라는 문제는 역설만 해결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가치 판단의 철학과 도덕 문제가 엃혀 있는 대단히 복잡하고 거대한 담론이기 때문에 굉장히 깊이 생각하고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어쨌든 이런 평행 우주의 개념은 시간 여행과 아울러, 이미 수많은 SF 소설과 영화에서 탐구되어 왔으며, 각각의 작품들마다 그 의미에 대한 고유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2. 평행 우주를 다룬 SF 작품소개
블레이크 크라우치의 소설 “암흑 물질”
2016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대체 현실의 개념과 정체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매력적인 SF 스릴러다.
시카고에서 아내 다니엘라, 10대 아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물리학 교수 제이슨 데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어느 날 밤, 전 연구 파트너를 기리는 축하 행사에 참석한 제이슨은 마스크를 쓴 의문의 남자에게 납치된다. 의식을 되찾은 제이슨은 낯선 실험실에서 자신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대하는 낯선 얼굴들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처한 이 기괴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제이슨은 자신이 평행 우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삶이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현실에서 제이슨은 양자역학 연구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둔 저명한 과학자이지만, 그 대가로 자신이 알던 삶과 가족을 잃게 된 것이다. 원래의 우주로 돌아가 아내와 아들과 재회할 방법을 찾기로 결심한 제이슨은 다중 우주를 가로지르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정체성과 선택, 현실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SF와 스릴러, 추리 소설의 요소를 능숙하게 결합한 이 소설은 평행 세계와 다중 우주에 대한 진지한 탐험을 통해 존재의 본질과 우리 삶을 형성하는 선택에 대한 사고의 지평을 넓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TV 시리즈 “프린지”
J.J. 에이브럼스, 알렉스 커츠먼, 로베르토 오르시가 만든 TV 시리즈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방영되었다.
드라마는 안나 토브가 연기한 단호하고 수완이 뛰어난 요원 올리비아 던햄이 이끄는 ‘프린지 부서‘로 알려진 FBI 부서를 다루고 있다. 이 부서는 종종 발생하는 과학적 또는 초자연적 기원을 가진 미스터리하고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조사하는 팀으로 던햄과 함께 천재이자 괴짜 과학자인 월터 비숍 박사와 그의 아들 피터로 이루어져 있다.
“프린지“는 혁신적인 스토리텔링과 상상력이 풍부한 콘셉트로 정체성, 도덕성, 과학 발전의 결과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동시에 스릴 넘치는 액션 시퀀스를 선보이며, 다섯 시즌 동안 시청자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 “어나더 어스”
“Another Earth”는 2011년 개봉된 영화로 감독 마이크 케이힐이 주연을 맡은 브릿 말링과 함께 각본을 공동 집필했다.
신비로운 평행 지구를 배경으로 구원과 죄책감 그리고 삶의 의미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이 영화는 생각을 자극하는 내러티브, 강렬한 연기, 분위기 있는 연출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스토리텔링과 주제적 깊이에 찬사를 보냈으며, 특히 브릿 말링의 설득력 있는 연기에 대해 극찬했다. 이 영화는 과학과 기술 주제를 탐구한 공로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P. 슬론 장편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는 비극적인 사고를 경험하는 여 주인공 로다 윌리엄스의 이야기이다. 로다 윌리엄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밤, 음주 운전으로 비극적인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이 사고로 피해자 존 버로스는 임산부인 아내와 어린 아들이 사망하고, 본인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사고가 일어난 후 4년이 지나 로다는 감옥에서 출소했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가해자였던 로다는 죄책감 때문에 피해자였던 존을 찾아가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존에게 접급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랑은 죄책감과 결합된 너무 복잡하고 기이한 사랑이고, 로다와 존 모두에게 4년 전의 사고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앗아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불행이다.
한편 지구 바깥에 지구와 똑 같은 복제 지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현실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내가 살고 있는 지구 2의 발견 소식이 퍼지면서 로다는 구원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고, 새로운 행성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에세이 콘테스트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는 하늘에 어렴풋이 보이는 지구와 똑 닮은 지구를 보여주며, 대체 현실이 존재하는 다중 우주의 존재의 존재 가능성을 매우 충격적이고도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마이클이 강추한다.
영화 “어나더 어스”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 속에서 인간의 존재 이유와 죄책감과 구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너무도 스타일리시하고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