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지수 하락으로 본 한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는데 우려했던 기사가 눈에 띄었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작년에 비해 10단계나 하락했다는 소식이었다.

민주주의 지수 하락으로 본 한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이 지수는 작년 말 계엄으로 인한 혼란과 거기서 비롯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IU 2024

 

1.  충격적인 민주주의 지수 하락

32위. 작년의 22위에서 무려 10계단이나 추락한 순위이자, “결함있는 민주주의”로 분류되었다.

한국 민주주의지수 변화

EIU는 영국의 권위 있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자매기관으로, 1946년부터 전 세계의 경제와 정치 동향을 분석해온 기관이다. 2006년부터 매년 전 세계 167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의 자유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한다.

EIU 보고서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대적인 취약성을 지적했다. 영국의 BBC와 이코노미스트 등은 한국의 민주주의 의식과 국민저력에 대해 은근히 호의적인 대표적인 친한 해외매체라고 마이클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EIU의 한국 민주주의 지수 발표를 보면, 객관적으로 아직 한국의 민주주의가 완전히 공고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의 10계단 하락이라는 발표의 근거로 EIU는 3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 1948년 이후 17차례나 있었던 계엄령 선포 등이 언급되었다.

 

2.  하락의 주요 원인과 문제점

아마도 이번 순위의 급락은 지난 12월의 계엄 시도와 그 이후 발생한 국내의 정치상황에 대한 평가가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EIU 보고서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해요소로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 불안 증가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정당 간 극심한 대립, 타협 부재, 사법부 판단에 대한 선택적 수긍이라는 정치적 쟁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EIU의 분석이 한국의 현실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우리 사회 내부의 역동성, 시민들의 높은 정치 참여도,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등도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성취에 취해 우리의 시스템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가? 오히려 이런 외부의 객관적인 조사와 분석이 우리 한국의 시스템과 민주주의의 실제 모습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자기분석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여러 대뇌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전진해 왔다. 야만적인 독재를 경험했음에도 스스로 용기있게 나서는 촛불집회와 이를 통한 평호적이고 민주적인 대통령 탄핵을 성공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한류와 한국내 치안안정성 등 해외의 호평을 들으면서, 우리는 어쩌면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민주주의에 대해 과도한 자만심과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되물어봐야 한다.

지난해 말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마자, 국회에는 의원들과 국민들이 빠르게 모여들었고, 정말 단시간 내에 신속하게 비상계엄을 취소시켰다. 적극적인 민주주의 실현국가 대한민국 답다는 인식과 안도가 그때까지만 해도 있었다.  헌법과 법률의 판단에는 당연하게도 시간이 필요하고, 사회는 곧 안정될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이 몇달간 진행되면서 대통령은 대다수의 보수가 아닌 일부 극단적인 우익에 기대 일방적인 왜곡과 모르쇠를 주장했고, 언론 미디어는 양쪽의 이야기를 다 전달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오히려 소수의 극단적인 목소리가 대다수의 목소리와 같은 비중으로 비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국론은 심각하게 분열되어 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인 법치주의의 부정이 공공연하게 일어났고, 법원에 폭도가 난입하는 사태를 목도하면서, 한국의 국민들은 어쩌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대단히 ‘결함 있는’ 민주주의가 아니었나 하는 회의감과 피로감에 젖어든 상황인 듯 하다.

 

3.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조치

한국의 민주주의

예전 암담하고 낙후된 정치상황과 혼란을 겪으면서 예전 우리 속담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나서는 똑똑한 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불의에 눈을 감아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라는 끔찍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 세대가 존재했다. 그분들은 직접 겪은 불행과 불의에 무기력감을 느끼며 숨죽여야 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우리 세대는 불의에는 참지 않고 저항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는 자존감과 자긍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완성이고 진행형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불의와 폭력에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애써 고개를 돌렸던 그 모든 순간들 속에 일어서고 목소리를 높이다 희생한 그 많은 국민들 덕분에 한국의 민주주주의는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고, 당당히 저항하고 주장하고 바꿀 수 있다는 자존감이 사람들 마음 속에서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다.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 등 그 모든 역사적 순간들과 함께 그 순간 반응하고 행동했던 사람들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역사적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해 왔고, 어쩌면 완성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우리의 인식과 문제의식 그리고 실천에 따라 우리의 민주주의는 계속 나아갈 수도 아니면 뒷걸음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시 우리는 세상은 원래 그런 거라고, 가슴 속에 가득 찬 모멸감과 비애를 애써 감추며, 생존을 위해서라면 불의를 보고도 눈 감으며 침묵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뱉는 과거 세대의 무기력과 불행을 반복할 수도 있다.

고공의 대한민국 국민들

민주주의 지수의 하락.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거울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소중한 나침반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또 한번 역사적인 순간에 마주했다.

한국 민주주의 지수의 하락이라는 객관적인 지적을 마주한 지금 이 순간, 더 나은 한국의 미래와 민주주의를 위해 당장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민주주의지수 #한국민주주의 #EIU보고서 #정치참여 #시민의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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