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랙아웃을 아시나요?




오랜만의 블로깅이다. 팔목 부상으로 활도 내려놓고 모든 것에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오늘 마이클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경제 블랙아웃이다.

뉴스를 보니, 오늘 미국에서는 ‘경제 블랙아웃’이라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24시간 동안 지갑을 닫고, 카드도 집에 두고, 온라인 쇼핑 앱을 잠시 내려놓자는 게 골자다.

블랙아웃

1.  경제 블랙아웃: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는 미국의 새로운 저항 운동

 

The People’s Union USA가 주도하는 이 운동은 단순히 하루 동안의 소비 중단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은 제자리걸음이고, 기업들의 이윤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항의는 바로 ‘구매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제 블랙아웃의 창시자는 존 슈워츠라고 하는데, 존 슈워츠를 검색해 보니, 그가 블랙아웃을 호소하며 이런 말을 했더라.

 

“우리 평생 동안, 그들은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이 터무니없는 가격들, 기업의 탐욕, 억만장자들의 세금 감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이죠. 그동안 우리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맞는 말이다. 경제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별 생각없이 그저 소비를 계속하는 부품처럼 느껴지는 그런 느낌, 그런 무력감을 슈워츠는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고, 그 선택의 힘을 깨닫는 순간 시스템은 변화하기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하루 동안의 소비 중단이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거대 기업의 매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존 슈워츠가 이끄는 단체는 3월에 아마존을 대상으로 한 일주일간의 블랙아웃과 3월 28일에 또 다른 24시간 경제 블랙아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존 슈워츠
The People’s Union USA, 존 슈워츠 인터뷰

미국 경제에서 소비자 지출은 GDP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동안 우리는 그 힘을 조직적으로 행사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존 슈워츠는 말한다. 경제 블랙아웃은 그 힘을 자각하고 집단적으로 표현하는 첫 걸음이며,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이, 이러한 집단적 행동이 반복되고 확대된다면, 기업들의 가격 정책과 노동자 처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는 게 그의 기대라고 한다.

경제 블랙 아웃

 

2.  미국 ‘경제 블랙아웃’의 시사점: 우리는 어떠한가?

 

소비자들의 무의식적인 소비와 그걸 이용하는 거대 기업의 소비자 패싱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마이클이 생각하기에 한국은 힘이 있는 민족이다. 민주주의는 물론 불의를 못 참는 경향이 매우 높다.

 

당연히 한국도 비슷한 불매운동들이 있었다.

가까운 2019년, 일본과의 무역 분쟁 당시 한국에서는 대규모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그 운동을 우리는  ‘노 재팬’이라고 불렀다. 일본 정부의 불공정한 행태와 강압적인 태도에 반발한 한국의 소비자들은 반발했다.

2013년 남양유업 불매운동 또한 매우 인상적인 불매운동 사례 중 하나로 기억된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제품을 강제로 구매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이 알려지자 소매업자들이 남양 제품 판매를 거부했고, 곧 대중도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매출은 10% 이상 감소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2013년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10월에는 SPC 평택 제빵공장의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회사 측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SPC 불매 운동이 확산되었고, 특히 지금까지도 대학가나 젊은 층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대부분의 불매운동은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남양유업도 2015년 3분기에 흑자로 전환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에 부과된 벌금을 124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낮추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씁쓸하게 기억하는 내용이다.

이렇듯 그동안 한국에서 벌어졌던 소비자 불매운동들은 상당히 지엽적이고 감정적이었다. 그건 왜였을까?

 

2014년 11월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8%가 한국 사회가 노력과 참여에 충분한 보상을 주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0년 공주대학교 경영컨설팅연구소에서 발표한 불매운동에 대한 소비자 의식 연구 결과도, 한국의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이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고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한국인들은 사회적 이슈보다 편의성을 더 중요시하고, 자신의 행동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래서 더 미국의 ‘경제 블랙아웃’과 같은 근본적인 소비자운동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엽적이고 감정적인 특정 기업과 대상에 대한 불매운동이 아니라, 우리의 소비행태와 소비자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진지한 생각 말이다.

생각할 수 있고, 행동하는 소비자라는 인식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인식변화와 제품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기업으로 하여금 불공정한 관행을 함부로 밀어붙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 모든 건 결국 사회 정의를 더 광범위하게 실현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단순한 불매운동을 넘어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자각과 인식 변화가 있어야만, 건전한 비즈니스 관행이 만들어질 수 있고, 소비자 친화적 정책이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소비 없는 하루를 상상해 보고, 아무것도 사지 않고, 오직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 하루를 보내는 것. 멋진 일이지 않는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소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삶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왜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고 싶어 하는지, 그 욕망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자각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한국식 경제 블랙아웃”의 필요성

하루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고, 우리가 가진 소비자로서의 힘을 자각하는 한국식 경제 블랙아웃을 기대해 본다.

미국의 ‘경제 블랙아웃’을 통해 매우 좋은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다.

 

 

#경제블랙아웃 #소비자운동 #소비자권리 #불매운동 #경제정의 #집단행동 #소비자힘 #사회변화

 

 

이 게시물이 얼마나 유용했습니까?

평점을 매겨주세요.

평균 평점: 0 / 5. 투표수: 0

지금까지 투표한 사람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게시물을 평가해 보세요.

Leave a Comment

error: 우클릭할 수 없습니다.